귀신 보는 아이
서련
보세요, 당신을 찾아온 손님들을.

| 의지 | 괴이 퇴치 | 응결 정수 |
|---|---|---|
| 0 /0 | 15 | 41 |
| 특수자 등급 | 청 |
|---|---|
| 나이 | 16세 |
| 성별 | 여 |
| 신장 | 146cm |
| 체중 | 39kg |
외형 정보
비단 같은 머리카락, 불어오는 바람에 가벼이 흩날리는 것이 참으로 어여쁜 모습이더라. 새초롬하게 드러낸 이마 … 혹여 머리카락이 내려앉아 간지럽힐까 새하얀 장신구로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두며, 그 탓에 신경쓰지 못한 머리카락이 차차 길어져 아이의 눈 마저 조금씩 잡아먹어 내려가고 있다.
선홍빛 안구로 세상을 훑으며, 그 깊이를 가늠 할 수 없는 탁하고 표독스러운 동공 … 그 끝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는 마주하는 타인마저도 인지하지 못한다. 눈꺼풀 밑으로 가라앉은 그림자는 이 연령의 아이가 갖기에 참으로 가혹한 것이 아닐까.
발목마저 가리는 긴 기장의 한복, 요즘 시대에 상당히 보기 드문 제복이었다. 모두가 검고, 흰 정장의 단추를 잠구며 다닐 때에 쌍팔년도의 방식처럼 저고리를 조여매고, 치맛단을 바로하며 곱게 입힌 한복은 아니나 다를까 조부모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기어이 가렸던 팔목이 드러나면 끝 없이 돌돌 말려있는 붕대들이 눈에 들어온다, 섬세하고 … 촘촘하게 엉킨 붕대 속에 어떤 상처가 있는지 아이는 입을 열지 아니 했다.
성격
#침묵하는해협 #무자비한집착 #유약한심성
#감정을숨기는 #의존적인성향 #여린마음
드넓은 검은 바다는 파도 한 점 없이 고요하다, 뱃사람은 이런 날에 배를 띄우지 않는다.
웃는 방법, 알고 있습니다.
서 련, 지금까지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손에 꼽는다고 하던가. 적은 말수를 떠나, 대화 할 타인 조차 곁에 머무는 법이 잘 없었다. 아이는 고요함과 적막함을 사랑했고, 그 탓인지 선뜻 먼저 다가오지도 않았던지라 그 입을 열어 소리를 내는 것이 나이가 열 여섯을 넘어가면서도 익숙치 않았다.
간혹 이 침묵을 깨고 다가선 이들 또한 존재했으나 하나 같이 말하길. “그 아이는 조금 무서워 ….” 라는 답변, 이는 함께 근무하던 몇몇 이들의 녹취록이었다.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깊이마저 풍부하여 타인의 감정을 호수에 빗댄다면 서 련의 감정은 바다에 빗댈 수 있던가. 어린 아이가 가질 수 없이 방대하며, 어린 아이이기에 가질 수 있는 순수함. 티끌 하나 없는 바다, 또 파도 한 점 없는 해협이었다.
바다는 표현하지 않는다, 아무리 깊은 수심을 품고 있다고 한들 물 위를 항해하는 뱃사람들은 그 깊이를 감히 알 수가 없지 않던가. 아이 또한 그러했다. 타인에게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고, 어색했던지라 내어줄 수 있는 양을 조절하지 못해 극단적인 면모만을 보여주었다. 지나치게 무뚝뚝하거나, 부담스러울 정도로 다가온다거나. 전담청에서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나 서 련의 이름은 늘 언급 되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시죠, 사랑 해주세요, 사랑한다고 했잖아.
보이지 않는 모습을 타인이 왈가왈부 할 것은 없다, 허면 보여준 모습은 어떠할까 ?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던 시절의 이야기.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한 친구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그 아이의 잘못은 고작 또래 아이들의 괴롭힘에 눈물을 짓던 련에게 사탕 하나를 나누어준 것 뿐이었다, 고작 그정도 뿐인 배려였을 터. 그 뒤로 아이는 쉴 틈도 없이 친구를 찾았다. 아침도, 밤에도, 오늘도, 내일도. 빨리 잠에 들고 다음 날이 왔으면 좋겠어. 누군가는 분명 설레이고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었던 일이지 않던가. 훗날 그것을 견디던 친구는 결국 곁을 떠나게 되었다. 너랑은 더 이상 놀지 못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이 정도까지가 서 련의 이야기. 본인의 말로도 가끔 언급 되는 그 친구의 이야기처럼 련은 타인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자제하려 노력해봐도 고쳐지지 않는 절대적인 천성. 소유욕과는 궤를 달리하며 비유를 따르자면 그래, 어린 아이가 품 안에 끼고 살 인형을 필요로 하는 느낌이라며 그녀의 할머니는 말했다.
어디에 있건 자신과 함께 해주길 바라고, 평생을 약속하고, 이를 사랑이라 속단하며 타인에게 목을 멘다. 아쉽게도 그 밑 빠진 독에 끝 없는 애정을 채워 넣어줄 이는 한 명도 존재하지 않지만 분명 언젠가는 마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허울 좋은 망상에 아이는 빠져 살고 있다.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아요, 원한다면 나 역시 사라질 존재에 지나지 않으니.
또래 아이들에게 기피 받고, 어울리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는 어른의 시점으로 보고 있노라면 다소 다르게 비춰진다. 서 련은 스스로의 결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 타인과의 거리를 벌려둘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아가 생각해보자면 그렇게 타인에게 사랑을 갈구하며 집착하던 어린 아이가 한 번의 거절로 툭 떨어져 나갈 것이었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 이상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녀의 본심이 어떠할지는 모르나, 싫다며 혹은 무섭다며 돌아서는 사람에게 두 번 찾아가는 일은 없다. 가능한 멀리 …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는 것 마저도 죄송스러운 그 발치가 닿지 않는 곳을 찾아 숨어버리는 유약함. 사랑 받는 것을 갈구하나 주는 것 밖에 알지 못하던 아이. 오늘도 서 련은 저 멀리 보이는 옥상 끝자락에서 천천히 사람들을 훑었다. 흔들리지 않고 곧게 뻗은 시야가 감겨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분명 어딘가에서 도움을 바라는 목소리가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특수능력
[망자 현현]
망자 현현, 죽은자들의 연회를 시작하자.
극단적인 현실 개변 능력의 좋은 예시, 서 련은 불확실한 ‘영혼’이라 불리우는 것에 검은 색을 입히고, 살을 덮여 현세에 불러들일 수 있다. 아이의 말을 빌리자면 이미 죽은 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신체 일부를 대가로 저승에서 이승으로 불러와 바라는 것을 이루게 도와준다. 라고 발언했다.
타인의 눈으로 훑어본다면 서 련은 온갖 귀신을 대동한 채 걷는 요마와 다를 바 없다더라. 손짓 한 번에 망자들은 재앙을 저승으로 끌어들이고자 거친 손을 뻗어왔고, 재앙의 살을 탐하고자 헌 이빨로 무자비하게 씹는다. 하나하나 급조되어 살아난 망자들은 그닥 강한 힘을 가졌다고는 좋은 말로도 할 수 없으나, 이 세상에 태어나 죽은 숫자를 감히 헤아릴 수 있던가 ? 아이의 손 끝에서 돌아온 망자들은 하늘에서도, 벽에서도, 땅에서도, 아무런 지형지물 없던 허공에서 조차도 숱하게 망자들을 불러들여왔다. 아이의 눈이 닿는 곳이라면 그 어디서든 죽어서도 한이 맺힌 이들이 재앙을 곱씹는다.
관측된 숫자로는 이미 수 백을 넘고, 예상치는 수 천의 망자를 부릴 수 있다. 다만 질보다는 양 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일반 성인 조차도 망자 셋 정도는 뿌리치고 달아날 수 있는 수준, 아마도 시전자의 신체와 비슷한 수준 정도이기에 수로 찍어 누르는 감이 있다.
망자를 불러오는 대가로 신체의 일부분을 봉헌한다, 대체로 피부 살점을 조금씩 가져가나 불러들인 수가 많거나, 지속될 경우 손톱까지 잃어 보았다고 한다. 본인의 입으로 뱉진 않았으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잃은 살점 위로 약만 잘 발라주면 새로운 살점은 자연스럽게 난다고 하더라.
기타사항
서 련, 귀신 보는 아이.
서가 무당집, 지금보다도 더 옛날 1976년대부터 강서구에서 이름을 알렸던 점집이다. 대통령 당선도 알아맞출 정도로 용하다고 소문 난 서 련의 할머니부터 시작하여 미신을 찾는 이들이라면 한 번씩은 꼭 들렀다 갔을 점집. 사사로운 연애나 건강, 직업 부터 하여 원한다면 굿도, 작두도 타오를 수 있는 이들이 바로 서가 무당집이라더라.
4살이 되던 해, 언노운 바이러스가 퍼지며 일가 역시 이를 피해가기란 어려웠으나 특히나 어렸던 서 련은 남들보다 배로 앓아 누웠다. 잠에 들었다 싶더니 열병에 울고, 그렇게 울며 고통에 신음하다 기절하듯 쓰러지고를 수 차례 반복하며 ‘아, 이 아이는 버티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던 차에 어느 순간 아이는 안정을 되찾았다. “조상신께서 련이를 보살펴 주신게야.”
2014년, 강서구 참사. 어느 날 할머니는 깊게 잠이 들던 아이를 데리고 짐을 싸들어 할머니의 등에 업혔다. 어떤 상황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졸린 눈을 부비며 다시금 잠에 들던 찰나 귀신도 아닌 것이 어쩜 저리 흉측한건지. 고개를 들어 건물 너머에 비춰 보이던 아리아의 모습은 어렸던 뇌에도 깊숙하게 박혀 뇌리를 스쳤다. 우리가 살던 집, 뛰어다니던 마당, 넓디 넓던 산 마저도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들이. 점지를 받으신건지 이리 일찍 도망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었다. 이후 부모님과도 만나게 되었지만 … 이 일이 아이의 근간을 크게 뒤흔들었다.
능력이 생긴 이후, 학교에서는 꽤나 불우하게 지내왔다. 능력의 탓인지 혹은 정말로 이 무당집에 어떤 액운이라도 있는 것인지 죽은 자의 영혼을 눈에 볼 수 있게 되었던 서 련은 선생님 어깨에 앉아있던 영혼을 지목하며 입을 열었고 그 탓에 교내에서 귀신 보는 아이 라는 멸칭을 얻어 호되게 당하며 살았다던가. 어찌저찌 견디고 버텨보았으나 여전히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 다니고 있다. 현재도 역시 재학중이나 전담청의 일로 오전수업 후 빠지게 되었다고 해.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이지만 전담청에 서 련은 존재했다, 다소 복잡한 이해 관계가 얽혀 있으나 어찌 되었건 아이 역시 어엿한 ‘경사!’ 어른들 사이 속에서 작은 체구로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타인으로 하여금 어딘가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고. 그럼에도 나름 아이 티는 벗어난건지 어른들의 사회 속에서 나름 잘 녹아있다고 한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존중하기. 다만 아랫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이 옥의 티 일뿐.
보이는 것들, 나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 얼마든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전부 앗아가도 좋으니까.
눈 밑에 그어진 그림자, 피곤해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짙은지 눈을 감으면 곧 죽은 사람 처럼 보여 사람들을 놀래키는 경우가 있다.
호불호는 굉장히 옅어 무엇이든 다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며 긍정을 표했다. 오히려 그 입에서 싫다 라는 말이 나오는게 굉장히 어려웠다고.
손에 붕대는 스스로 감았다. 굉장히 촘촘하고 깔끔한 것이 어지간한 의료 기술을 전공한 사람들 못지 않게 잘 감는다. 어느 날에는 길가에 떨어진 날지 못하는 참새의 날개를 순식간에 붕대로 감싸더니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 뒤로 참새의 행방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목소리는 작고 굉장히 여린 편, 음낮이가 아이 치고는 다소 낮은 편이긴 하나 울림은 적고 숨소리가 가득 담겨있다. 다만 말투가 오묘하게 여럿 섞여 있는데 어떠한 때에는 -다. 라는 어미를 사용하고, 또는 평범하게 존댓말을 쓰다가도 반말이 툭 튀어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옷의 길이가 신장보다 길어서 걸어다닐 때는 치마를 품 안에 돌돌 말아 걷고, 다시 내려놓기를 수 없이 반복한다고 한다. 다소 귀찮아 보이는 이 행동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데, 할머니께서 손수 물려주신 옷에 자신이 때를 묻히기 싫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관계
임도준 : 2년 전부터 집을 내어주어 함께 살고 있는 동거인, 아니 정확히는 얹혀사는 것이 나 자신이지만. 사정이 있어 집에 돌아가지 못하던 나에게 한 켠을 내어준 사람. 무진장 큰 옷도, 따듯한 밥도, 포근한 잠자리도 내어주며 그 무엇 하나 바라지 않는 사람.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더라도 분명 전담청 내에서 편한 이를 뽑으라면 언제나 그 이름에 들 사람. 언젠가는 꼭 ...
장명우 : 꼭꼭 숨기 좋은 장소에 스며든 볕님 같은 고양이 하나 ... 덩치는 나보다 크고, 조금은 까칠스럽기도 하지만 같은 장소에 있으며 서로에게 별 다른 터치는 하지 않았다. 조용히 책을 읽을 때, 아까 받은 젤리를 하나 씩 입에 넣으며 그 곁에서 바람을 맞는 정도. 혹은 찻잔을 나눌 수 있을 정도 ? 이 관계를 무어라 정의하는 것은 분명히 부담일 것이기에 명칭을 붙이진 않으나 분명히 이건 평화로움이다 생각이 들었다.
권이현 : 강서구 참사 당시의 어렸던 나를 아는 사람, 날 볼 때 마다 가라앉은 시선으로 가끔씩 툭툭 던지듯 주는 배려와 말투 하나하나. 안타깝게도 나에게 그 날의 기억은 존재치 않았으나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나날들이었다. 잊기 쉬운 얼굴은 아니었던지라 늘 의문을 품고 빤히 당신의 눈을 가만 마주보고 있기도 하였으나 은연 중 당신은 나의 옛일 중 편린이 될 것이란 건 짐작하고 있었다.